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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인강 [위근우의 리플레이] <좀비딸>, 보아의 ‘No.1’은 어떻게 신의 한 수가 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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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황준영 작성일25-08-11 09:17 조회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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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인강 ※영화 <좀비딸>과 원작 웹툰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입대 초기, 소대 내에서 까칠하기로 소문난 상병 4호봉 고참이 휴가 복귀 후 뜬금없이 후임들에게 선언했다. 나 오늘부터 천사가 되기로 했어. (뭔 소리지?) 오늘부터 보아의 수호천사 1일. (역시, 젠장) 2002년 4월, 보아의 2집 타이틀곡 ‘No.1’이 폭발적인 인기를 기록하던 시기였다. 단언컨대,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 <좀비딸>에서 주인공 이정환(조정석)이 원작과 달리 살아날 기미를 보이는 마지막 장면의 두근거림은 23년 전 ‘No.1’의 기억에 크게 빚지고 있다. 원작엔 없지만 매우 효과적인 영화적 장치로 활용된 이 노래는 어떤 의미로든 각색의 좋은 예시로 기억해 둘 만하다. 실제로 대부분의 관람평이 그러하듯 <좀비딸>은 전반적으로 영상화가 상당히 잘 된 편이다. 소위 싱크로율에 있어 조정석은 언제나처럼 코미디와 신파를 자연스레 오가며 극을 이끌고, 김밤순 역할의 이정은과 조동배 역할의 윤경호는 가장 완벽한 캐스팅이며, 좀비가 된 이수아 역의 최유리는 자신의 가능성을 확실히 증명했다. 원작 팬에게는 반갑지만 아닌 이들에게는 조금 뜬금없을 수도 있을 고양이 애용(금동이) 역시 신 스틸러로서의 역할을 해낸다. 원작에서 번역가였던 정환이 동물원 사육사로 변경된 건 수아를 인간에 가깝게 훈련시키는 서사의 개연성과 설득력을 더 높이고, 대뇌피질 자극을 통해 바이러스 진행을 막는다는 설정도 정환의 행동에 신파 이상의 당위를 부여한다. 걸작이나 수작까진 아니어도, 좋은 원작을 영리하게 활용한 작품이고 흥행은 기대 이상이다. 하지만 <좀비딸>의 각색을 그저 여름용 코미디 영화로의 성공적인 이식으로만 바라봐선 안 될 것이다. 원작 연재 당시에도 그러했듯, 정환의 선택은 지금 이곳의 관객들이 공유하는 구체적 세계 안에서 논쟁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원작과 달리 정환이 살아나는 영화의 결말이 가족영화의 해피엔딩을 위한 안일한 타협이 되지 않으려면 공감과 납득을 위한 더 많은 맥락이 형성되어야 한다. 보아의 ‘No.1’처럼.
원작 만화에서 정환의 죽음은 단순히 이후 인간으로 돌아온 수아의 슬픔을 강조하기 위한 신파적 장치가 아니다. 원작자인 이윤창은 연재 후기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주인공 정환의 행동에 많은 분들이 질타를 보내고, 마침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퍼진 작금의 시대와 겹쳐저 더욱 몰입된 댓글들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중략) 정환의 죽음을 그린 날, 저 역시 매우 슬펐습니다. 자신이 짊어지고 가야 할 책임이며 그의 희생으로 인해 치료제가 개발되는 등, 정환이 용서받기 위해서 그의 죽음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그의 말처럼 우연히 팬데믹이란 낯선 사건을 실시간으로 경험 중인 연재 기간 동안, 적지 않은 독자들은 좀비인 딸을 숨기고 지키는 정환의 선택을 마냥 고결한 부성애로 받아들이기보다는, 공동체를 위협하는 이기적인 행위로도 읽었다. 팬데믹 동안 종종 볼 수 있던 타인에 대한 쉬운 혐오 및 민폐 낙인찍기와 유사한 악플도 많았지만, 정환이 처한 윤리적 딜레마를 그저 아련하고 몽롱한 신파 정서로 어물쩍 넘어갈 수 없는 것도 사실이었다. 원작은 정환의 죽음을 통해 그에 대한 책임을 무겁게 다루되, 그의 죽음과 치료제 개발 이후 우후죽순 밝혀진 제2, 제3의 ‘좀비딸’ 사례들을 통해 사랑하는 이를 차마 버릴 수 없는 그 마음 역시 이 공동체에서 잃어버려선 안 될, 또한 잃어버릴 뻔한 중요한 조각이었음을 이야기한다. 원작 연재가 끝나고 5년이 지난 현재, 펜데믹의 가까운 기억을 과거형으로 가진 우리는 이 딜레마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영화 포스터의 메인 카피인 ‘우리 애는 안 물어요’의 양가적 의미는 이 영화가 적어도 이 딜레마를 정면 돌파는 아닐지라도 마냥 회피하진 않는다는 증거처럼 보인다. 이 문장은 문자 그대로 다른 좀비와 달리 수아는 사람을 물지 않는다는 의미인 동시에, 목줄이나 입마개를 하지 않고 반려견을 방치하는 무책임한 보호자의 단골 레퍼토리이기 때문이다. 즉 해당 카피는 세상의 편견에 대한 정환의 이유 있는 하소연으로 읽을 수도, 자기 애만은 다를 거라는 흔한 착각과 그로 인한 민폐의 전조로 읽을 수도 있으며, 실은 둘 다다. 실제로 정환과 밤순, 동배의 훈련 덕에 수아는 공격성이 현저히 줄어들고, 심지어 놀이공원에서 정환과 동배가 한눈 판 사이 인파를 뚫고 가면서도 츄러스 냄새만을 쫓고 별다른 해코지를 벌이지 않는다. 하지만 결과론일 뿐 사람이 가득한 곳에 좀비를 풀어놓은 책임은 작지 않다. 정환이 수아의 친부이자 최악의 빌런인 이문기(조한선)를 원작에서처럼 수아에게 물게 하는 대신 반대로 수아를 말리려 했다는 점에서 영화는 정환의 죄를 덜어주지만, 문기가 망종인 것과 별개로 수아의 존재가 이 사달의 원인인 것도 사실이다. 그는, 그리고 우리는 어떡해야 했을까. 배려와 원칙 사이, 합리적 증거와 합리적 의심 사이, 무엇이 정의인지는 쉽게 답 내릴 수 없다. 팬데믹이 지나간 자리, 코로나 종식 담론과 ‘위드 코로나’ 담론에 대한 각 평가가 다르듯, 그저 사망자 숫자만으로 환원할 수 없는 공동체의 고통과 상처를 쉽게 산정할 수 없듯. 결국 가능한 건 우리가 어떤 경로와 전망의 시나리오들을 더 낫고 믿을만한 것으로 모색하느냐는 것이다. <좀비딸>은 이 지점에서 신파적 부성애만을 강요하기보다는(강조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정환과 수아를 구체적인 개인, 인터넷 루머에서 민폐남 민폐녀로 납작하게 재현되고 평가될 수 없는 그런 개인으로 그려내려 한다.
여기서 다시, 보아의 ‘No.1’이 중요하다. 영화에서 ‘No.1’은 정확히 서사의 전반, 중반, 후반의 중요한 요소이자 분기점으로 활용된다. 처음 나온 ‘No.1’이 춤을 매개로 한 정환과 수아의 친구 같은 부녀 관계와 두 사람의 보아에 대한 존경심을 보여준다면, 좀비가 된 수아가 정환과 밤순 앞에서 ‘No.1’에 맞춰 춤을 흐느적 흉내 내는 장면은 수아가 나아질 수 있는 희망의 가능성과 함께 근본적으로 좀비를 비인간으로 규정할 수 있느냐는 중요한 윤리적 질문을 남긴다. 그리고 영화 마지막, 방역 원칙을 위해 수아를 사살하려 온 군인들과 대치 중이던 정환은 원작에서 그러하듯 수아와 함께 하기 위해 수아에게 물려 좀비가 되고 군인들의 총을 맞지만, 원작과 달리 죽지 않고 코마에 빠진 정환은, 경연대회에서 춤을 추는 수아의 ‘No.1’ 무대 노랫소리를 들으며 살짝 반응한다. 어떤 노래와 춤이 너무 좋아서 닳도록 듣고 보는 경험, 그리고 내가 좋았던 그것을 소중한 다른 사람에게 영업하고 싶은 마음, 서로 좋아하는 것을 공유하는 시간의 즐거움, 그 시간이 여전히 서로의 몸과 마음에 새겨져 있다는 확신이 하나의 곡으로 집약되고 구체화 된다. 소소하지만 대체할 수 없는 삶의 좋았던 순간들을 타인에게서 발견하는 경험은 그에게서 나를 발견하는 기회가 되며, 영화와 관객 사이 감정의 교량이 두텁게 쌓일수록 정환의 부성애는 가족주의의 관성적인 코드가 아닌, 누구라도 쉽게 포기하기 어려울 인간적 감정과 선택으로 보편성을 얻는다. 그것만으로 정환을 용서해도 될까. 잘 모르겠다. 다만 원작의 정환이 그 당시엔 죽을 수밖에 없었다면, 현재의 우리는 다시 그와 수아가 보아의 노래를 들으며 함께 춤출 기회를 얻는 결말을 더 나은 가능성으로 받아들이면 좋겠다. 정환을 살리는 건 ‘No.1’이기도 하지만, 지금 우리의 선택이기도 하므로.
<위근우 칼럼니스트>
전남 고흥 한 새우양식장에서 감전으로 숨진 20대 외국인 노동자는 사고 당일이 출근 첫날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고흥경찰에 따르면 태국 국적 A씨(20대)는 전날 오후 4시14분쯤 고흥군 두원면 금성수산에서 수동식 수중모터 배수작업 중 감전돼 숨졌다. 함께 작업하던 베트남 국적 B씨(30대)도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고는 양식장 정화관 내 3.5m 깊이의 모터를 점검하던 중 발생했다. 먼저 관으로 빠진 B씨를 구하려던 A씨가 함께 물에 들어갔다가 감전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A씨는 인근 인력사무소를 통해 이날 처음 현장에 투입됐다. 사전 안전교육이나 작업 안내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해당 양식장에서는 물 수위에 따라 전원을 켜고 끄는 수동식 배수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었다. 현장에서 전원 차단 여부를 직접 확인해야 하는 구조였다.
경찰은 고용 경위와 안전관리 실태 등을 조사 중이다. 노동부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어, 이게 뭐예요?”
인덕션 고장으로 방문했던 수리기사님이 현관문을 나서다 말고 우뚝 멈춰 섰다. 그의 손가락이 현관문 안쪽에 붙어 있는 나무토막을 가리켰다. 그동안 이 집을 방문한 누구도 나무토막의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맛난 음식을 들고 종종 방문하시는 아랫집 아주머니(집주인)도 모르는 일이다. 그런데 6년 만에 그것을 알아보고 질문하는 사람을 만난 것이다. 수리 흔적을 알아보는 사람을 만나면 무척 반갑다. 얼결에 대답하는데 웃음이 났다.
“도어록 부품을 잃어버려서요… 가지고 있는 나무를 깎아서 붙였어요.”
기사님은 나무토막을 만지작거리며 감탄했다. “와, 기가 막히게 해놨네. 손재주가 좋네요.” 그의 입가에도 짧은 미소가 스쳤다. 재미있는 것을 본 사람의 표정이었다. 인사를 나누고 현관문을 닫았다. 바쁘게 뛰어 내려가는 기사님의 발소리를 들으며 문을 닫았다. 띠리릭- 소리가 나고 잠금장치가 작동했다.
자, 이제 나무토막이 왜 거기 있는지 고백할 차례다. 이 집에 이사 온 지 얼마 안 되었을 때의 일이다. 현관문에 안전고리를 설치하는 김에 도어록을 옮겨 달기로 했다. 의기양양하게 드라이버를 쥐고 뚜껑을 열었다. 결과는 처참했다. 고정 나사는 빠지지 않았고, 나사 머리만 다 뭉개졌다. 이 작업에는 임팩트 드라이버가 필요한데 그때는 그 사실을 몰랐다. 반대탭*을 사용하면 뭉개진 나사를 뽑을 수 있지만, 그럴 기운이 나지 않았다. 뚜껑을 다시 닫았다. 포기는 빨랐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따로 있었다.
분해해둔 도어록의 걸쇠 부품을 잃어버린 것이다. 이 부품이 없으면 쇠막대가 걸리지 않으니, 문을 잠글 수 없다. 안전장치를 더하려다가 하나를 더 없애버린 상황이 됐다. 인터넷을 뒤져보았지만, 부품만 따로 파는 곳은 없었다. 포기해야 하나? 잘 모르면서 무작정 달려든 내가 한심하고 민망했다. 집주인한테는 뭐라고 하지. 난감한 와중에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부품이 없으면 만들면 되지 않나?’
적당한 크기의 나무토막을 찾았다. 가운데에는 전동드릴과 직소(전동톱)를 사용해 잠금쇠가 들락거릴 네모난 구멍을 팠다. 에폭시 접착제와 나사못으로 나무토막을 현관에 부착하고, 시험 삼아 도어록의 버튼을 눌렀다. 세상에, 문이 잠긴다! 손잡이를 쥐고 흔들어도 끄떡없다. 나는 쾌재를 불렀다. 6년이 흐른 지금도 나무토막은 든든하게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아랫부분에 강력 자석을 부착했더니 자동잠금 기능까지 작동하게 되었다(예전에는 문을 잠글 때 일일이 버튼을 누르거나 밖에서 커버를 열었다 닫아야 했다).
수리하다 보면 종종 어이없는 실수를 하게 된다. 그러나 수습이 가능한 실수는 실패라고 할 수 없다. 문제를 수습하는 동안 우리는 창의적인 방법을 고민하고 수행하며 기술의 세계로 한발 깊숙이 나아간다(또한 실수는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된다). 내 실수를 너그럽게 받아들이고, 자기만족의 기쁨을 누리는 것. 내가 수리하는 생활을 계속 이어나가는 비결이다.
*반대탭(백탭, 역탭) : 드릴 비트의 한 종류. 뭉개진 나사 머리를 반대 방향으로 갈아서 돌려 뽑을 수 있다.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조경태 의원이 11일 12·3 불법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 중인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했다. 국민의힘 의원이 내란 특검팀 조사를 받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조 의원은 이날 특검팀이 있는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했다. 그는 ‘당 지도부가 표결 당일 의원들에게 상황을 어떻게 전달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단체 (카카오)톡방에서 대화들이 엉켰던 것 같다”며 “혼선이 빚어진 것은 틀림이 없다는 생각이다. 저는 바로 국회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수사에 응하게 된 계기에 대해 “저는 헌법기관의 일원으로서 대한민국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며 “제가 알고 있는 범위에서 진실과 제가 경험한 부분을 소상히 말씀드리기 위해서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오늘 조사에서 어떤 점을 주로 소명할 예정이냐’는 질문에 “(지난해 12월4일) 그날 새벽에 제가 경험했던 내용에 대해 소상히 말씀드리려고 왔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도 내란은 끝나지 않았다고 본다”며 “당내에 내란 동조 세력이 존재하고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윤 어게인’을 아직까지도 주창하는 세력들은 내란 동조 세력”이라며 “이 세력들은 빨리 우리 당을 떠나주길 바라고 그렇지 않다면 제가 당대표가 돼서 이들을 몰아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지난해 12월4일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의결에 참여한 국민의힘 의원 18명 중 한 명이다.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과 내란·김건희 특검법 등에 찬성표를 던졌다.
특검팀은 지난해 12월3~4일 계엄 당시 국민의힘 지도부가 당 소속 의원들의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표결 참여를 방해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추경호 전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는 지난해 12월3일 계엄 선포 직후 의원총회 소집 장소를 여러 차례 바꿔 공지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여의도 중앙 당사와 국회 본청에 흩어져 당시 108명 중 18명만 표결에 참여했다.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 약 1시간 뒤 추 전 원내대표, 나경원 의원과 통화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추 전 원내대표 등이 윤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당 소속 의원들의 표결을 의도적으로 방해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다만 추 전 원내대표는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표결 방해 지시를 받은 사실이 없으며 의원들 개별 판단에 따라 표결이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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